20대여자책선물1 전경린/검은설탕이녹는동안 전경린/검은설탕이녹는동안 세상은 텅 비어 있었고 무엇을 해도 심심했고 아무것도 긍정할 수 없었다. 다만 아주 막연히 어딘가로 가고 싶었다. 삶이란 우리를 어느 다른 곳으로 데려가는 것이 아니라 퇴적층의 무늬를 만들며 점점 더 깊은 수렁으로 운반하는 것이 아닐까 부러진 상이나, 학년이 지나간 교과서들과 참고서, 이불에서 빼낸 해묵은 솜덩이와 고장난 라디오와 전기난로 같은 것 사이에 누워 있으면 나도 망가진 물건 같이 느껴졌다. 우수련.. 누군가 나에 대해서 자기 식대로 규정하면 나는 포획된 이미지처럼 꼼짝없이 그런사람일 뿐인 것이다. 그렇다고 나의 내면을 설명할 도리도 없다. 내가 알고 있느나.. 나를 알려고 하면 할 수록 나란 존재의 경계는 열려버리고 자신이라고 믿는 것이 점점 더 허구가 되어버린다 단지.. 2022. 12. 21. 이전 1 다음